[사설] 안성민들이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유천취수장 규제·반도체 폐수 방류·송전탑·LNG발전소 건설 등과 관련해 물·환경·기후·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대안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환 장관이 지난 8월 28일 안성을 방문해 ▷평택의 취수장으로 인해 규제는 안성시가 받는 유천취수장 규제 지역(공도읍 중복리) ▷용인SK하이닉스가 반도체 폐수를 직방류할 예정 지역(고삼저수지와 고삼면사무소) ▷용인시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산업단지에 들어서는 LNG발전소로 인한 피해 우려 지역(양성면 노곡리) 등을 방문해 안성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성환 장관이 둘러본 현안은 국가 정책과 평택·용인 등 인근 지역 및 수도권의 필요와 개발에 따른 규제와 환경·생활권 부담을 안성이 오랫동안 감당해 왔고, 또 새롭게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1979년 지정된 이후 47년 동안 안성 주민들의 재산권과 지역개발을 제약해 왔다. 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평택시가 1.696㎢(전체 규제면적의 1.6%) 규제를 받는 반면, 안성시는 70.284㎢(전체 규제면적의 65%)가 공장설립과 건축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다.
또 안성에는 현재 765·345·154kV 송전탑 351기가 설치됐고, 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산업단지, 평택 고덕과 수도권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들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대규모 LNG발전소도 추진돼 안성에 피해가 예상된다.
용인SK하이닉스의 폐수가 농업용수인 고삼저수지로 직방류될 예정이다. 따라서 고삼저수지로 직방류가 현실화될 경우 농업과 농산물에 미칠 영향, 수온 변화에 따른 하천·저수지 생태계와 어업 문제, 과불화화합물(PFAS) 등 주민들이 우려하는 오염물질, 저수지 운영과 안전까지 위협받게 되는 등 다양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번 김성환 장관의 방문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안성농민회와 안성시이통장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시민과 농민들은 처리수 방류와 초고압 송전선로, LNG발전소 문제에 대해 1인 시위와 기자회견, 한천 수중시위, 트랙터 집회와 서명운동 등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김보라 안성시장과 윤종군 국회의원이 지난 7월 31일 김 장관에게 안성 현안을 설명하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고, 8월 3일 500여 명이 참여한 트랙터 집회에서도 정부 책임자와의 직접대화 요구가 이어졌다. 시민과 농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정치권의 전달·요청이 중앙정부 책임자의 현장 방문과 주민들과의 직접 대화로 이어졌다는 데 이번 방문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장관 방문이 그동안 활동의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평택 상수원 규제, 용인·평택과 수도권을 위한 송전망, 용인 반도체산단 전력 공급을 위한 LNG발전소, 용인 반도체 처리수 문제에는 ‘혜택과 부담의 공정한 분담’이라는 하나의 질문이 관통한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면 그 성공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환경 부담도 국가와 관계지역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 혜택은 산업이 들어선 지역에 집중되고 송전선로와 발전소, 처리수와 각종 규제의 부담은 이웃 지역이 떠안는 방식은 공정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김성환 장관은 안성에서 그 현실을 직접 보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정부는 이제 현장에서 한 말을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 안성 역시 정부의 답을 기다리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이번 방문을 실질적인 변화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 방문의 진짜 성과는 장관이 안성에 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