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상수원보호구역. 유천취정수장 등으로 인해 유천상수원보호구역이고도 불린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신청 주체에 관할 지자체 명문화…47년 갈등 전환점
본지 기획보도와 농민·시민 행동에서 상생협력추진단·상생협약까지…유천은 아직 남아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합리적 규제개선’ 공약…윤종군 의원 제도개선 요구 거쳐 규칙 개정
지난 7월 21일 수도법 하위 법령인 기후에너지환경부령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수도사업자뿐만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 관할 지자체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변경·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체화한 것이다.
안성 입장에서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1979년 당시 물이 부족했던 평택시가 평택시민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운영한 유천취수장을 근거로 지정됐다. 안성시민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도 아니고, 안성시가 필요해서 만든 상수원도 아니다.
그럼에도 평택시가 이용하는 상수원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이웃 도시 안성은 47년 동안 광범위한 규제를 받아왔다.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공장설립 제한·승인 등 전체 규제면적은 108.17㎢다. 이 가운데 안성시는 공도읍·미양면·대덕면 등 70.284㎢로 65.0%, 천안시는 36.19㎢로 33.4%를 차지한다. 반면 규제 원인이 된 취수시설이 있는 평택시는 1.696㎢로 1.6%에 불과하다.
결국 상수원을 이용하는 평택시는 물 이용의 혜택을 누리는 반면, 그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의 대부분은 물을 이용하지 않는 이웃 안성과 천안이 감당해 온 구조이고, 특히 안성이 전체 규제면적의 65%를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 자치안성신문이 이 문제를 기획보도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도 이러한 구조가 불합리할 뿐 아니라 불공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불공정의 문제는 분명했다. 평택시가 필요해 설치하고 평택시민이 이용하는 상수원의 편익은 평택이 누리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재산권 제한과 지역발전의 기회비용은 정작 그 물을 이용하지 않는 이웃 안성이 일방적으로 감당해 왔기 때문이다.
불합리의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상수원의 확보와 수질 보전을 위해 필요한 지역을 지정·관리하는 제도인 만큼, 시간이 지나 취수·용수공급 여건 등이 달라졌다면 현재도 그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계속 규제해야 할 객관적이고 공익적인 필요성이 존재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본지의 문제 제기였다.
그런데 본지가 취재를 이어오는 과정에서는 상수원보호구역을 본래 목적에 따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이유와는 별개의 논리까지 해제 반대 이유로 제시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도사업자인 평택시가 신청하지 않으면 해제 절차 자체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행정적 해석 또는 인식까지 작용했다.
그 결과 평택시가 해제를 원하지 않으면 정작 규제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안성은 스스로 해제를 신청해 그 필요성 여부를 공식적으로 판단받을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졌다.
‘해제’ 명문 없었던 과거…본지는 법령 분석해 직권해제 가능성 제기
2019년 의뢰해 2020년 1월 3일 받은 당시 환경부 유권해석 답변.
이번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거 법령과 행정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법령에 지금처럼 ‘경기도지사가 직권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는 문장이 그대로 적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해제’와 피해지역인 관할 지자체의 해제 신청절차가 명확한 문언으로 규정돼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제가 법적으로 불가능했던 것도 아니었다.
본지는 관련 법령을 분석해 상수원보호구역 ‘변경’에는 전부 해제도 포함되고, 변경에는 보호구역 지정절차를 준용하도록 한 규정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수도사업자인 평택시가 신청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요건에서는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변경, 즉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본지가 2019년 12월 20일 환경부에 공식 유권해석을 의뢰하면서 다시 확인됐다.
본지가 환경부에 물은 것은 “시장·군수·구청장의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요청 없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을 변경(해제)할 수 있는지”였다.
환경부는 2020년 1월 3일 회신에서 당시 상수원관리규칙 제6조 제2항에 따라 일정한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의 지정신청이 없어도 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하고, 상수원보호구역 변경에는 같은 규칙 제9조에 따라 제5조부터 제8조까지의 보호구역 지정 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공식 회신에 앞서 환경부 담당자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관련 규정을 연결해 읽으면 된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경기도지사가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본지는 이를 공식 답변으로 보내 달라고 요구해 다음 날 회신을 받았다.
본지가 처음부터 문제 삼았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당시 행정에서는 수도사업자인 평택시가 신청해야 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해석 또는 인식이 사실상 전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법령에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고 그 결과 다른 지역 주민의 재산권 제한과 지역발전 규제가 장기간 계속됐다면,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상위 법령의 취지와 관련 조항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해석하고 필요하다면 하위 규정을 명확하게 정비하는 것 역시 권한을 위임받은 행정과 정치의 역할 아니냐는 것이 본지가 제기해 온 하나의 문제의식이었다.
이번 개정은 그런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거 관련 조항을 연결해 해석해야 했던 ‘해제’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수도사업자뿐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규제를 받는 관할 지자체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직접 변경·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본지 기획보도에 농민·시민 공감…2012년 첫 시민행동
2018년 3월 9일 안성시민들이 삭발·1인 시위를 일단 멈추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본지가 47년 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당시부터 이 문제를 취재해 온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문제 제기는 2012년 농민·시민들의 1인 시위에 앞서 본지가 관련 법령과 자료를 분석한 기획기사를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본지는 평택시가 필요해 만든 유천취수장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상수원보호구역 때문에 그 물을 이용하지 않는 안성이 왜 광범위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를 제기했다. 관련 법령과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 권한도 분석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공감한 안성 농민과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면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지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첫 번째 시민행동은 2012년 5월 11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안성농민회 소속 농민과 시민 등 모두 184명이 경기도청과 평택시청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민원을 제출했다.
당시 요구는 단순히 규제 피해를 호소하거나 선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본지가 관련 법령을 분석해 제기한 내용을 근거로 경기도지사가 권한을 행사해 유천·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이 들었던 손팻말도 “주권자가 명령한다”로 시작했다. 행정기관에 선처를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규제를 바로잡으라고 요구한다는 의미였다.
4년여 뒤 이관호 삭발로 두 번째 시민행동 시작
첫 번째 시민행동 이후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본지도 관련 법령과 행정자료, 유천 취·정수시설의 설치·운영 과정과 문제점, 상수원보호구역 존치 필요성, 평택호 수질 문제 등을 추가 취재하며 보도를 이어갔다.
그리고 첫 번째 시민행동이 끝난 지 4년여가 지난 2017년 11월 24일, 당시 안성농민회 사무국장이었던 이관호 현 안성농민회장이 삭발하고 경기도청 앞 1인 시위에 나서면서 두 번째 시민행동이 시작됐다.
이후 농민과 시민들이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고 다섯 차례 집회가 이어졌다. 이렇게 다시 시작된 두 번째 시민행동은 2018년 3월 2일까지 99일 동안 이어졌으며 모두 165명이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도 요구의 핵심은 처음과 같았다. 본지의 법령 분석과 추가 취재·보도를 근거로 “주권자가 명령한다”는 입장에서 경기도지사가 권한을 행사해 유천·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즉각 해제하라는 것이었다.
시민행동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실 점거 시도까지 벌어졌다.
99일 시민행동 멈추게 한 상생협력추진단
삭발 1인 시위를 불사 했던 안성농민회원들.
결국 경기도와 안성·용인·평택 3개 시는 2018년 유천·송탄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과 평택호 수질개선을 함께 논의하기 위한 ‘상생협력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3개 시에서 파견한 5급 공무원과 경기도 공무원, 환경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행정조직을 만들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추진단 주요 업무에는 ‘평택·용인·안성 상수원 관련 제도 개선’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도 포함됐다.
이에 안성시민주권자행동과 본지는 2018년 3월 2일 두 번째 시민행동을 중단하고 상생협력추진단의 활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멈춘 것이 아니었다.
경기도와 3개 시가 공식적인 행정조직까지 만들어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과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 약속의 이행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었다.
경기도 조례와 이재명 경기지사 공약…제도개선 흐름 이어져
이후 제도적 변화도 이어졌다.
당시 경기도의회에서는 「경기도 상수원관리지역 지원 조례」를 개정해 도지사가 시·군이나 상·하류지역 간 상수원보호구역의 지정·해제를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면 의견수렴과 연구용역 등을 통해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도록 하고, 이를 위한 상수원관리 정책협의체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례 역시 상위 법령의 범위 안에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둘러싼 갈등 해결과 제도개선을 경기도의 역할로 구체화한 것이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민선 7기 당시 2019년 1월 확정한 도정 공약에는 상수원보호구역 ‘합리적 규제개선’이 실행과제로 포함됐다.
그리고 공약 확정 이후인 2020년 12월 현재 안성 지역구 국회의원인 윤종군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무수석으로 임명됐다.
이후 안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윤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 분석 등을 토대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피해를 받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변경·해제를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수도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섰다.
이어 올해 1월에는 같은 취지로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유천취수장 해제를 위한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안’을 제안했고,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관계기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난 7월 21일 공포됐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공약으로 제시됐던 상수원보호구역 ‘합리적 규제개선’이 이재명 대통령 재임 중 보다 구체적인 제도로 이어졌고, 공약 확정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무수석을 지낸 윤종군 의원이 안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뒤 그 제도개선 과정에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상생협력추진단에서 2021년 6개 기관 상생협약으로
한편 2018년 상생협력추진단 구성 이후 논의는 2021년 6월 30일 환경부,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 안성시, 한국농어촌공사 등 6개 기관이 체결한 ‘평택호 유역 상생협력 추진을 위한 협약’으로 이어졌다.
협약의 달성 목표는 2030년까지 ‘평택호 수질 3등급’과 ‘상수원규제 합리화’였다.
협약에 따라 안성·용인·평택시는 평택호 수질개선을 위한 상생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이와 함께 유천·송탄상수원보호구역의 규제 합리화, 즉 해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안성시는 5개 사업 910억8천만 원, 용인시는 5개 사업 772억 원, 평택시는 4개 사업 1천87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사업을 각각 추진했다.
그러나 수질개선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합리화는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본지와 농민·시민들은 2018년 상생협력추진단의 약속을 믿고 두 번째 시민행동을 멈춘 뒤 그 이행을 지켜봤고, 2021년 상생협약까지 이어졌지만 평택 유천취수장을 근거로 지정돼 안성에 광범위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여전히 남았다.
안성시 해제 이행 촉구…본지는 정장선 평택시장에게 직접 물어
2024년 본지의 질의에 정장선 평택시장이 답변하고 있다.
안성시도 상생협약에 따른 해제 절차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2024년 5월 7일 유태일 부시장과 황영주 전략기획담당관, 장대원 팀장과 주무관 등이 당시 용인국가산단 조성으로 해제가 추진되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과 함께 유천상수원보호구역도 해제해 달라는 환경부 건의와 평택시의 지방상수원 실태조사 이행 촉구 등을 담은 김보라 시장의 건의문을 경기도 수자원본부에 전달했다.
본지도 같은 해 6월 7일 정장선 평택시장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어 2021년 상생협약 이후에도 유천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지지부진한 문제를 직접 제기하고 평택시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물었다.
이후 2024년 10월 8일 지방상수원 민·관 합동 실태조사가 시작되면서 해제 절차가 움직이는 듯했지만 뚜렷한 후속 조치 없이 다시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송탄은 해제됐지만 평택(유천)은 아직 남았다
2021년 상생협약의 또 다른 규제 합리화 대상이었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이미 해제됐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평택시 송탄취수장을 근거로 지정된 곳으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맞물려 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 등이 대체용수와 수질보전 대책 등을 마련하면서 해제 절차가 진행됐다.
2024년 4월 17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경기도, 용인시, 평택시, 삼성전자, LH 등 8개 기관이 체결한 협약을 통해 평택시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함께 대체 생활용수와 평택호 수질보전 대책 등을 확보했고, 이후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해제됐다.
그러나 평택시 유천취수장을 근거로 지정돼 안성지역에 광범위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아직 남아 있다.
이제 안성시장도 직접 해제 신청…47년 갈등 새로운 국면
그런 상황에서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되면서 47년간 이어진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안성시는 기존 상생협약을 통한 해제 절차와 함께 인근 천안시와 직접 해제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신청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곧바로 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왜 47년 동안 유지돼 온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지금 해제해야 하는지를 객관적인 사실과 자료로 제시하는 것이다.
1979년 당시와 지금의 용수공급 여건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유천취수장과 상수원보호구역을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현재도 있는지, 평택시가 그동안 해제에 반대하며 제시했던 이유 가운데 지금도 유효한 것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 안성에 광범위한 규제를 계속 가해야 할 객관적이고 공익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다시 따져야 한다.
결국 이번 논의에는 두 가지 질문이 함께 놓여 있다.
하나는 “47년이 지난 지금도 안성을 규제하면서까지 평택(유천)상수원을 존치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 이유가 정말 있다면 왜 그 상수원의 혜택은 평택이 누리면서 희생과 비용은 이웃 안성이 일방적으로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앞의 질문이 ‘불합리’의 문제라면, 뒤의 질문은 ‘불공정’의 문제다.
과거 본지 보도 다시 꺼낸다…직접 해제 논의에 도움 되길
유천정수장.
유천취수장.
이번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은 그래서 본지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본지는 2012년 첫 시민행동에 앞선 기획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이후 관련 법령과 행정자료, 유천 취·정수시설의 설치·운영 과정, 상수원보호구역의 존치 필요성과 평택호 수질 문제 등을 추가 취재해 보도해 왔다.
농민·시민들의 두 차례 시민행동과 집회, 경기도와 3개 시의 상생협력추진단 구성, 2021년 상생협약과 이후 해제 절차도 계속 취재·보도했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단순히 47년간의 갈등을 되돌아보기 위한 작업만은 아니다.
본지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 기사와 이후 축적한 취재자료를 다시 꺼내 당시 제기했던 문제와 근거들이 2026년 현재 어떻게 달라졌고, 무엇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앞으로 안성시가 직접 해제를 신청할 경우 진행될 관계기관 협의에서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왜 해제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논의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실과 근거를 다시 정리해 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점검 결과 현재도 상수원을 반드시 보존해야 할 객관적이고 공익적인 이유가 확인된다면 또 다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본지와 농민·시민들이 그동안 주장해 왔듯이 존치할 이유가 없다면 해제해야 한다. 반대로 정말 존치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평택시가 이용하는 상수원을 위해 이웃 안성이 지난 47년 동안 감당해 온 희생은 물론 앞으로 계속 감당해야 할 재산권 제한과 지역발전의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정당한 대가와 보상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상수원을 이용하는 곳과 그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하는 지역이 다르다면, 그 희생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당연한 것으로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2년 첫 시민행동 당시 농민과 시민들이 들었던 손팻말은 “주권자가 명령한다”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6년, 과거에는 관련 법령을 연결해 해석해야 했던 ‘해제’가 상수원관리규칙에 명문화됐고, 피해지역인 관할 지자체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직접 변경·해제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됐다.
본지는 다음 호부터 과거 보도와 당시 취재자료를 현재의 자료와 하나씩 대조하며 ‘47년이 지난 지금도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을 존치해야 할 이유가 남아 있는가’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 이 기사는 자치안성신문 제1317호에 보도된 기사를 바탕으로, 당시 시간과 지면 관계로 충분히 담지 못했거나 미흡했던 사실관계와 문맥 등을 보완해 인터넷판으로 다시 작성한 기사입니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