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8일 고삼면사무소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며 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공도읍 중복리와 양성면 노곡리, 고삼저수지, 고삼면사무소를 잇달아 찾아 안성지역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편집자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안성 방문에서는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규제와 초고압 송전망·LNG발전소, SK하이닉스 반도체 처리수 등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안성이 떠안고 있는 규제·환경·전력 부담이라는 공통된 문제가 다뤄졌다. 자치안성신문은 이번 방문의 배경과 의미를 종합적으로 짚고, 각 현장의 쟁점과 주민 요구, 정부 답변을 보다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종합기사와 현안별 3개 기사로 나눠 보도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8일 안성을 찾아 47년간 이어진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규제부터 용인 반도체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와 LNG복합화력발전소, SK하이닉스 반도체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상류 방류 문제까지 안성의 주요 현안을 잇달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이날 김보라 안성시장, 윤종군 국회의원 등과 함께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 경계지역인 공도읍 중복리를 시작으로 양성면 노곡리, 고삼저수지와 고삼면사무소를 차례로 찾았다.
이번 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안성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온 규제 문제와 최근 국가 반도체산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집중되고 있는 환경·전력 부담을 물·환경·기후·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정부 장관이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고 주민들과 대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용인에 조성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산업단지의 투자·고용·세수 등 직접적인 개발 효과는 용인에 집중되는 반면,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선로와 LNG발전소, 사용한 물의 처리에 따른 환경 부담은 인접한 안성에 집중된다는 문제는 자치안성신문이 주민·농민들의 대응과 함께 지속적으로 보도해 온 현안이다.
이번 장관 방문은 이러한 문제 제기가 중앙정부 책임자의 현장 확인과 직접 답변 단계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민 요구와 시장·국회의원 문제의식 맞물려 장관 방문으로
김 장관의 안성 방문은 갑자기 만들어진 일정이 아니다.
안성농민회와 안성시이통장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주민들은 SK하이닉스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직방류와 초고압 송전선로, LNG발전소 등에 대해 청와대 앞 1인 시위와 기자회견, 한천 수중시위, 트랙터 집회와 서명운동 등을 이어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김보라 시장과 윤종군 의원도 시민들과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정부에 안성의 현안을 전달해 왔다.
윤 의원과 김 시장은 지난 7월 31일 김성환 장관을 만나 송전선로와 용인 삼성 국가산단 LNG발전소, 평택 유천취수장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동신산단 환경영향평가, 영농형 태양광, 공업용수 확보 등 안성지역 현안을 설명했다.
윤 의원은 당시 안성시민들의 불안과 소외, 필요한 대책을 장관에게 소상히 전달하고 안성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월 3일 폭염 속에서 시민·농민 500여 명이 트랙터를 앞세워 안성 도심을 행진한 결의대회에서 윤 의원은 이 같은 장관 면담과 안성 방문 요청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윤 의원은 시민들이 집회와 성명, 서명운동 등을 해왔기 때문에 정부 당국자를 만나 안성시민들의 요구를 강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며 김 시장과 자신도 시민들과 “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이 됐든, 차관이 됐든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를 안성에 모셔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꼭 만들겠다”는 취지로 약속했다.
시민과 농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정부를 설득하는 힘이 되고, 시장과 국회의원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중앙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김 장관도 이번 고삼면사무소 주민간담회에서 한 달가량 전 윤 의원과 김 시장을 만났을 당시 두 사람이 안성의 현안을 “절절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용인은 반도체공장을 짓고 돈을 버는데 철탑과 발전소, 사용한 물의 처리 등 뒤처리는 안성이 맡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였고, 자신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초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방문은 한 차례 연기됐지만 김 장관은 다시 일정을 잡아 28일 안성을 찾았다. 부처에서 올라오는 보고만으로는 현장과 다른 대책을 세울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47년 상수원 규제 현장부터 찾아…제도개선 이후 실제 조정이 관건
첫 방문지는 공도읍 중복리였다.
이곳은 1979년 평택 유천취수장과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 안성 공도지역 주민들이 47년 동안 각종 규제를 받아온 현장이다.
그동안 주민들의 장기간 1인 시위와 삭발, 집회,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자치안성신문도 상수원보호구역의 법적·제도적 문제와 변경·해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다.
특히 종전에는 상수원보호구역 변경·해제에 관한 법률과 규칙상 근거가 있더라도 취수장으로 인해 규제를 받는 지자체가 직접 신청할 수 있는 주체와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절차에서 배제돼 왔다. 취수장이 있는 평택시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성시가 독자적으로 변경·해제 절차를 시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상수원관리규칙을 개정해 이러한 절차상의 공백을 보완했다. 취수장이 있는 지자체나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지자체뿐 아니라 해당 취수장으로 인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규제를 받는 지자체도 보호구역 변경·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명문화했다.
이는 새로운 변경·해제 권한을 처음 부여했다기보다 기존 법령과 규칙에 근거해 가능했던 변경·해제 요구가 신청 주체와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실상 막혀 있던 문제를 바로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령인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에 이어 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장관이 47년 동안 규제 피해를 받아온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이다.
이날 별도의 주민간담회는 열리지 않았다. 윤 의원과 김 시장은 규제지역 지도 등을 놓고 김 장관에게 47년간의 규제 피해와 상수원관리규칙 개정 이후 진행할 절차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눴다.
따라서 이번 방문의 의미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가 결정됐다는 데 있지 않다. 주민과 시민사회, 지역언론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문제가 제도개선으로 이어지고, 그 제도를 담당하는 중앙정부 책임자가 실제 규제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데 있다.
앞으로 안성시의 변경·해제 신청과 공동연구, 평택시·경기도·정부 간 협의, 객관적인 수질과 취수 여건 검증이 실제 규제 조정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현장 현황판서 송전탑 351기 구체적으로 특정…기존 추정 357기와 차이
이어 찾은 양성면 노곡리에서는 안성에 집중된 송·변전설비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LNG복합화력발전소 문제가 함께 제기됐다.
그동안 안성지역 송전탑 개수는 관련 자료와 개별 노선 등을 토대로 추정돼 왔으며, 자치안성신문도 앞서 자료를 분석해 357기로 정리하고 그래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김성환 장관 방문 현장에 설치된 현황판에는 안성지역 송전탑이 765㎸ 49기, 345㎸ 124기, 154㎸ 178기 등 모두 351기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변전소는 7곳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관계기관이 안성지역 전체 송전탑 현황을 구체적인 전압별 수치로 공개하지 않아 개별 자료를 토대로 전체 규모를 추정해 왔지만, 이번에는 안성시가 현황판 제작을 위해 전달받은 자료를 통해 전압별 송전탑 수와 전체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이다.
다만 현황판에 제시된 351기는 자치안성신문이 앞서 추정·정리한 357기와 6기 차이가 난다. 기존 자료의 집계 대상이나 작성 시점 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관계기관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날 현황판에는 기존 송전탑 현황과 함께 신원주∼동용인, 신원주∼신원삼, 신중부∼신용인, 북천안∼신기흥, 신탕정∼신판교, 신청양∼고덕3 등 그동안 본지가 보도해 온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의 추진 상황도 제시됐다.
이들 사업의 영향지역은 안성 15개 읍·면·동에 걸쳐 있어 사실상 안성 전역이 기존 송전선로나 새로 추진되는 국가기간 전력망의 영향권에 놓이는 상황이다.
자치안성신문은 앞선 보도를 통해 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산업단지, 평택 고덕과 수도권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안성이 초고압 송전망의 주요 통과지역이 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짚어왔다.
이날 주민들도 국가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이미 많은 송전시설을 부담하고 있는 안성에 다시 송전선로를 집중시키는 것이 타당한지를 물었다.
김 장관은 반도체산업과 전기차 등으로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압 송전망 확충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존 선로를 활용하고 유사한 노선을 하나의 철탑으로 통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새로 필요한 송전탑 수를 약 40%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안성지역의 기존 송전탑을 40% 줄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 구간 지중화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마을이나 주택에 인접한 구간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지중화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실질화하고 송전시설로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지원이 직접 돌아가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삼성 LNG발전소 970만 톤…공장 자체 배출까지 합치면 연 3,470만 톤
노곡리에서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원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자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LNG복합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대기오염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이날 현장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LNG복합화력발전소는 500MW급 6기, 총 3GW 규모다.
발전소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온실가스는 약 970만 톤으로, 안성시 전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약 320만 톤의 3배가 넘는다.
그러나 LNG발전소 970만 톤만으로 용인 삼성 반도체산업단지 전체의 온실가스 부담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치안성신문은 앞서 관련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분석해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자체에서 연간 약 2,500만 톤, 여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LNG발전소 6기에서 약 970만 톤 등 모두 연간 약 3,47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안성시 전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약 320만 톤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그럼에도 이날 노곡리 현황판과 현장 설명에서는 LNG발전소의 연간 온실가스 970만 톤이 주로 제시됐고,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생산시설 자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2,500만 톤을 합산한 전체 배출 규모는 별도로 설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용인 반도체산업단지가 안성에 미칠 기후·환경 영향을 판단하려면 발전소만 떼어볼 것이 아니라 반도체공장 자체 배출량과 전력공급시설 배출량을 함께 놓고 봐야 한다.
또 용인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에 추진되는 LNG열병합발전소에서도 연간 약 45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앞선 시민 결의대회와 관련 보도에서 제기돼 왔다.
이번 현장점검에서는 삼성 국가산단 LNG발전소가 중심적으로 다뤄졌지만 안성 입장에서는 삼성과 SK 반도체산업단지 및 이를 위한 발전시설 전체가 가져올 누적적인 환경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김사옥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등은 온실가스뿐 아니라 질소산화물과 이에 따른 2차 생성 초미세먼지 문제를 제기하고, 특히 겨울철 북서풍을 타고 안성지역으로 대기오염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노곡리에서 7대째 살고 있다는 70대 황규관 주민은 이 땅이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조상들의 삶이 이어져 온 터전이라며 자신의 손녀 세대까지 살아갈 마을의 환경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 장관은 이미 국가적으로 결정된 LNG발전소 사업을 취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주변지역에 미치는 환경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피해가 안성까지 미치지 않도록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발전소 철회나 송전선로 전면 지중화까지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 책임자가 현장에서 안성의 누적된 전력망 부담과 발전소 환경 영향을 직접 확인하고 일부 지중화와 오염물질 저감 방향을 언급했다는 점은 후속 정책을 지켜볼 대목이다.
동시에 이번 현장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반도체공장 자체의 온실가스 배출과 발전시설을 합친 총배출량, 이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감축대책도 정부와 사업자가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았다.
고삼저수지에서 처리수 방류 현장 확인…주민들 차량 막아서기도
김 장관과 김보라 안성시장, 윤종군 국회의원은 이어 고삼저수지를 찾아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처리수의 고삼저수지 상류 방류계획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처리수 방류관로와 저류시설, 환경영향평가에서 협의된 수질기준과 실제 통합환경허가 단계에서 적용될 기준, 실시간 수질측정(TMS), 수온 저감과 저수지 수위관리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장관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약속한 수질기준과 실제 허가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답하고, 방류구와 중간 저류지에서 수질과 수온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법정 방류수질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과 그 물을 농업용수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장점검을 마치고 고삼면사무소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는 처리수 방류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장관 일행의 차량을 막아섰다.
김 장관은 차량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자신이 장관이라고 소개한 뒤 면사무소에 가서 직접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걸어서 면사무소로 이동했다.
간담회에서는 PFAS 등 미량유해물질의 장기 축적 가능성과 친환경농업 인증, 학교급식과 농산물 판로, 어업과 수생태계, 저수지 수위와 제방 안전 문제까지 폭넓게 제기됐다.
이는 자치안성신문이 그동안 고삼저수지 처리수 문제를 단순히 법정 방류기준 충족 여부로 볼 것이 아니라 농업용 저수지와 농경지, 하천으로 이어지는 수계 전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환경·농업 영향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보도해 온 문제와 맞닿아 있다.
장관 “물 공급은 고민했지만 사용한 물 영향 충분히 못 살펴”
이날 가장 주목할 만한 답변은 고삼면사무소 주민간담회에서 나왔다.
김 장관은 국가가 반도체산업단지에 필요한 물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는 주로 고민해 왔지만, 반도체공장에서 사용한 물이 어디로 흘러가고 하류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그동안 주민과 농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온 핵심과 맞닿아 있다.
주민들은 처리수가 법정 방류기준을 충족한다는 설명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실제 농업용 저수지와 농경지, 농산물, 수생태계에 장기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방류 전에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실제 피해가 발생한 뒤 농민과 주민들이 기업의 처리수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방류 전 수질·토양·농산물 상태를 정부와 사업자가 먼저 확인하고 이후 변화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다.
김 장관은 이에 기흥과 평택, 이천, 탕정 등 기존 반도체공장의 처리수가 어디로 흘러가고 주변지역에 어떤 영향이나 피해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공장 주변에서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 어떤 수질기준을 적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특히 처리수 방류 이전의 현재 수질과 토양 상태를 먼저 조사하고 처리수가 유입된 이후에도 환경이 지금보다 나빠지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 처리수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사례를 조사하고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지 상생협의체 등에 투명하게 공개해 함께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기존의 ‘법적 기준에 맞춰 처리해 방류한다’는 설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반도체 사업장의 실제 방류 사례와 하류 영향을 조사해 고삼 문제의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 방문에서 확인된 중요한 변화다.
다만 주민들이 요구해 온 고삼저수지 상류 직접방류 계획 철회나 농업용 수계를 피해 평택호 또는 그 이후까지 처리수를 보내는 완전 우회 방안까지 약속한 것은 아니다.
현장 확인에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가 관건
김 장관의 이번 방문으로 안성지역 현안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평택(유천)상수원보호구역은 규칙 개정 이후 실제 변경·해제 절차가 남아 있고, 송전선로는 구체적인 노선과 지중화 구간이 확정되지 않았다.
LNG발전소 역시 사업 취소가 어렵다는 정부 입장과 환경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요구 사이에 간극이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발전소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문제가 다뤄졌지만, 반도체산단 생산시설과 발전시설을 모두 합친 온실가스 총량과 감축대책까지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는 않았다.
고삼저수지 문제도 기존 반도체 처리수 방류 사례 조사와 방류 전 수질·토양 상태 조사라는 새로운 방향은 제시됐지만 조사 대상과 항목, 주민 참여 방식, 결과 공개 시기와 후속 대책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방문은 그동안 안성에서 각각 제기돼 온 문제들을 하나의 흐름에서 볼 필요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용인 반도체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안성에 초고압 송전선로 부담이 더해지고, 그 전력을 생산하는 LNG발전소에서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한다. 반도체공장에서 사용한 물의 처리 과정에서는 다시 고삼저수지와 농업·환경 문제가 안성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안성은 평택 유천취수장으로 인해 47년 동안 상수원 규제까지 받아왔다.
국가산업과 인접 도시의 필요에 따라 안성이 오랫동안 부담해 온 규제와 새롭게 집중되는 환경·전력 부담을 중앙정부가 각각의 개별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지역 형평성 문제로 인식하고 조정할 수 있느냐가 이번 방문 이후의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이다.
김보라 시장은 주민들과 자신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며 관련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종군 의원도 용인 반도체산업단지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안성의 부담 문제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후속 대책이 실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차례 연기된 일정을 다시 잡아 공도·양성·고삼의 현장을 직접 찾고 고삼면사무소에서 주민들과 대화한 것 자체는 이전보다 진전된 모습이다.
상수원관리규칙 개정 이후 실제 규제지역 현장 확인, 신규 송전탑 최소화와 주거지 인접구간 지중화 검토, LNG발전소 환경영향 저감, 기존 반도체 처리수 방류 사례 조사와 방류 전 기준상태 조사 등 정부가 검토하거나 추진하겠다고 밝힌 과제도 생겼다.
그러나 현장을 보고 듣는 데서 그친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번 김성환 장관의 안성 방문이 47년간 이어진 규제와 국가 반도체산업으로 새롭게 집중되는 안성의 환경·전력 부담을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지는 이날 나온 답변을 정부가 구체적인 조사와 정책, 행정 조치로 얼마나 이어가느냐에 달렸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