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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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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러 갔다가 가족을 잃었는데…유족이 느낀 지원은 ‘장례비’였다

공도 녹색장터 사고 유족 “우리를 위해 신경 쓴다는 걸 느낄 수 없었다”…장례·분향소 거치며 행정 대응에 분노

기사입력 2026-09-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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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안성시 공도읍 공도10호어린이공원에서 ‘2026 나눔의 녹색장터행사를 준비하던 중 안성시 소유 1톤 트럭이 행사장으로 돌진해 40대 여성과 10대 남성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숨진 두 사람은 모자 관계다. 가족과 함께 4~5년간 녹색장터 자원봉사에 참여해 온 이들은 올해도 행사 준비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나눔의 녹색장터는 안성시와 안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 자원순환 문화 확산을 위해 20여 년간 이어온 자원순환 실천사업이다.

사고 차량은 안성시 소유였고 운전자는 안성시청 기간제근로자였다.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문제는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사고 뒤 가족에게 남은 것은 장례를 치르는 일이었다. 유족은 두 사람을 한꺼번에 떠나보낸 뒤 장례 절차를 진행했고, 안성시는 유가족별 11 전담공무원을 지정하고 장례비와 심리지원을 추진했다.

자동차보험과 자원봉사자 보험, 사회재난 지원 등 가능한 제도를 검토한 뒤 사망자 1명당 1,700만 원의 장례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유족이 받아들인 행정의 지원은 달랐다.

가족을 잃었는데, 결국 시에서는 장례 일밖에 없는 거예요


유족이 사고 이후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장례비 지원 자체가 아니다.

그가 느낀 문제는 가족 두 명을 한꺼번에 잃은 상황에서 행정이 유족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살폈느냐는 데 있었다.

유족은 결국 시에서는 장례 일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장례비를 지원받는 과정에서도 가족이 먼저 비용을 지출하고 영수증을 챙겨 제출해야 했다.

장례비를 지원해 줄 것 같으면 진짜 처음부터 와서 너무 죄송하다고 하면서,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장례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그렇게 하라고 차라리 그러든지그것도 아니고 다 끝나고 나서 나보고 영수증 챙겨오라는 거예요. 제가 중간에 불려가서 결제할 거 결제하고. 이게 지원이에요? 이게.”

유족에게는 행정절차를 대신 처리해 주거나 장례와 가족의 상황을 먼저 살펴주는 것 자체가 지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그는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실제로 자신과 가족을 위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나를 위해서 신경 써주고 있다는 것을 내가 느껴야 되는데 뭐가 있냐고. 현실적으로 보라고. 뭐가 있냐고. 장례비죠. 그게 장례비, 장례비, 장례비 얘기밖에 안 하는 거예요.”


시민들은 분향소에서 고인을 추모했다


장례가 진행되는 사이 사고 현장에는 시민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안성시자원봉사센터와 안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921일부터 23일까지 내혜홀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시민들의 추모를 받았다.

유족도 처음에는 분향소를 시민들이 고인을 생각하고 함께 애도하는 공간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저도 진짜 분향소 좋죠. 그래도 시민들이 우리를 생각해 주고 같이 애도해 주고 그런 줄 알았어요.”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조화와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시민들의 애도는 그 자체로 위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분향소를 둘러싼 행정의 대응과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유족의 생각은 달라졌다.


전담공무원이 배치됐다는 것도 뉴스 보고 알았다


안성시는 사고 직후 유가족별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장례 절차를 비롯한 행정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장 역시 유가족에게 전담공무원을 배치해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신속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족은 자신에게 전담공무원이 배치됐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저는 그 사실을 뉴스 보고 알았어요.”

유족 입장에서는 행정이 유가족을 위해 마련했다는 조치가 정작 자신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족의 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정치적 쇼냐, 뭐냐 이런 오해가 들겠어요, 안 들겠어요?”

정치적 쇼라는 표현은 유족의 인식과 주장이다. 유족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전담공무원을 실제로 배치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행정이 마련한 지원책이 정작 유가족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체감됐느냐는 부분이다.


시민들은 순수한 마음인데, 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나


유족은 시민들의 추모 자체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언론을 통해 추모와 관련한 안성시의 대응이 알려지면서 이를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시민들은 순수한 마음인데 그거를 왜곡되게 포장하고 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성시는 분향소가 유가족의 동의 아래 마련됐으며, 시가 직접 설치한 것이 아니라 안성시자원봉사센터와 안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시민들의 애도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분향소를 두고 행정이 설명하는 과정과 유족이 받아들인 의미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유족은 분향소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순수한 추모가 행정의 성과나 홍보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분향소를 둘러싼 갈등, 결국 철거로 이어져


분향소를 둘러싼 갈등은 이후 훼손과 철거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유족은 분향소가 훼손된 사실을 접하면서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고, 이후 분향소가 철거되면서 추모 공간을 둘러싼 논란도 일단락됐다.

분향소 훼손과 철거의 구체적인 경위와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유족에게 분향소는 단순한 시설물이 아니었다. 가족을 잃은 뒤 시민들이 고인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유족은 분향소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분향소를 설치해서 시민과 같이 애도하는 이런 것들이 올해로 끝날 게 아니라 2주기, 3주기 해서 정말 어떤 개선 대책이 명확하게 생기고, 뭔가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을 때까지는 계속 이걸 우리가 잊지 않고 이어가야 된다.”


일을 키워달라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는 것


유족은 사고의 책임을 서둘러 결론 내리자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법적 책임은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안성시 역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고 원인이나 책임 소재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고 이후 행정이 유가족에게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유족은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억울한 거 억울하다. 시에서 본인들의 책임, 어떤 과실 이런 걸 인정을 하고 적극적으로 뭔가 대응을 해줘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키워달라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좀 알려달라는 거예요라고 했다.

유족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에 대한 섣부른 결론이 아니라,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행정이 살피고 시민들에게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일이었다.


시도 제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추가 지원 방안 찾고 있어


안성시는 현재 가능한 지원만으로 유가족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사고 이후 여러 부서가 자동차보험과 자원봉사자 보험, 사회재난 지원 등 가능한 제도를 검토했지만 기존 제도에는 지원 대상이나 중복지원 등의 한계가 있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가능한 지원을 적용하는 한편, 기존 제도만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유가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과 근거를 찾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원봉사 활동 과정에서 희생이 발생했을 때 유가족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제도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원봉사나 공공활동 과정에서 사망한 시민에 대한 시민장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안성시는 또 사고 원인 조사에 협조하고 행사 준비 과정과 현장 안전관리, 차량 출입 및 이동 동선, 공공차량과 작업차량의 행사장 진입·운행 및 통제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이 검토하고 있는 지원과 유족이 실제로 필요하다고 느낀 도움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자원봉사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이번 사고에서 놓치기 어려운 대목은 고인들이 사고를 당한 장소와 이유다.

두 사람은 안성시와 안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함께하는 녹색장터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안성시 소유 차량이 행사장 안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운전자는 안성시청 기간제근로자였다. 고인들은 가족과 함께 수년간 이 행사에 참여해 온 자원봉사자였다.

자원봉사는 대가를 받기 위해 나서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내어 지역사회와 이웃을 돕는 활동이다.

고인들도 그렇게 녹색장터를 찾아왔다. 그런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던 사람들이 사고를 당해 가족이 환난에 처했을 때, 정작 그 가족이 어떤 도움을 받았다고 느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유족은 이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시에서 주관한 그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거고, 뭐가 더 필요해요?”

이 말에는 자원봉사자가 평소에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힘을 내놓지만, 정작 자신과 가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 사회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공동체가 함께 돕는다는 의미의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는 가치가 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역사적 의미에서 의병장이나 독립운동가, 의인·열사와 같은 범주로 보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평범한 시민이 공동체를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다가 희생됐을 때, 그 희생을 공동체가 어디까지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고인의 가족이 수년간 지역사회를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해 왔고, 그 봉사활동을 준비하던 현장에서 두 사람이 희생됐다.

자원봉사자를 위해 공동체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었는가.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던 사람이 희생됐을 때, 그 가족의 환난(患難)을 공동체는 어떻게 함께 짊어져야 하는가.

전달되지 않은 진심, 전달받지 못한 진심이 무엇인지, 내가 선 자리에서 공공체와 공동체 구성원을 위해 내가 무슨 진심을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우리가 사는 안성공동체는.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



 

​​​​​​​자치안성신문 (news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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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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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성시민
    2026- 09- 23 삭제

    안성시도 사고를 대비해 보험등을 가입했고 여러절차나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의 상처를 치료하기엔 역부족이겠죠. 다만 이런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악용하는 이들은 천벌을 받을것입니다. SNS에 도배질 그만하고 진정 피해자들에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보길

  • 대단하다
    2026- 09- 23 삭제

    시장은 분향소 안왔냐? 일반 회사라도 직원이 사고를 냈으면 사장이 보통 회사차원에서 사과하지 않냐? 얼마전 시내에서도 사람이 치여 죽었던데.... 진짜 대단하다 안성시

  • 황망하네
    2026- 09- 23 삭제

    아니 안성시청 소유 차량으로 안성시청 소속 근로자가 낸 사고인데, 시청이 저렇게 나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