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백승기 위원장이 안성휴게소의원 폐원 과정에서 경기도의 의회 소통이 부족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고려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백 위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안성휴게소의원 폐원 과정과 폐원 이후 공공의료 대책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경기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은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 설치된 공공의료기관으로, 2021년 7월 개원해 경기도의료원이 위탁 운영해 왔다. 고속도로 이용객을 대상으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다. 경기도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폐원을 결정했고, 의원은 지난 9월 초 문을 닫았다.
백 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인 안성휴게소의원의 폐원을 일반 민간 의료기관의 폐업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안성휴게소의원은 고속도로 이용객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인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평상시 진료뿐 아니라 교통사고 등 예상하지 못한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치됐다는 것이다.
백 위원장은 폐원 결정 과정에서 도의회에 사전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충분한 논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안성휴게소의원을 개원할 때는 조례 제정 등 의회 절차를 거쳤는데 폐원할 때는 왜 의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느냐”며 “사업을 시작할 때는 의회의 승인을 받고 끝낼 때는 의회 모르게 하는 방식으로 행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꼭 문제가 되고 언론에 나와야 보고하느냐”며 “도민의 의료서비스와 직결된 중요한 사업을 종료하면서 의회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 위원장은 특히 공공의료기관의 존립을 수익성이나 이용 실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 의료기관이라면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될 경우 자연스럽게 의료서비스가 공급될 수 있지만, 수익성만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공공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공공의료의 역할이라는 취지다.
백 위원장은 안성휴게소의원 역시 수익성만으로 존폐를 판단할 시설이 아니라며, 재정 여건을 이유로 공공의료 기능을 없애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성휴게소의원을 처음 개원할 당시와 폐원을 결정한 현재를 놓고 볼 때 사람의 생명과 안전의 중요성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고속도로에서는 교통사고 등 긴급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신속한 초기 의료 대응이 중요하다”며 “휴게소의원은 고속도로 이용객의 긴급의료와 의료 접근성을 위해 설치된 만큼 기능 개선이나 운영 방식 전환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의료기관의 폐원은 단순히 하나의 의료시설이 문을 닫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예산과 재정 부담을 이유로 공공이 담당해 온 의료서비스를 어디까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는 게 백 위원장의 주장이다.
백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의 재추진도 요구했다.
백 위원장은 “도민 청원이 계속 들어오는데도 36억 원이 없어 사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영철 보건건강국장에게 사업 재추진 방안을 도지사에게 다시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유 국장은 “예결위 의원들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말씀해 주신 부분을 다시 생각하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백 위원장은 “재정이 어렵다고 도민에게 꼭 필요한 민생 사업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불필요한 예산은 과감히 줄이되 공공의료와 출산·복지 등 도민의 삶과 직결된 사업은 끝까지 챙기는 것이 예산 심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안성휴게소의원 폐원을 둘러싼 논란은 한 의료기관의 존폐를 넘어, 공공의료의 역할과 재정 부담 사이에서 공공이 어떤 의료서비스를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