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팩트체크팀 ‘미디어 사이다’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제8회 청소년 체커톤’ 초등부 본선 진출 5개 팀에 선정됐다.
‘체커톤’은 팩트체크와 마라톤의 합성어다. 참가 학생들이 일정 기간 주제와 관련된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보고서와 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대회다. 올해는 ‘플레이 팩트 체커: K-콘텐츠를 다시 보다’를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미디어 사이다’는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성별 역할을 분석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웹툰 《편견 검증 구역》 전 6화로 제작했다. 담임 송하영 교사가 지도를 맡았으며, 웹툰은 지난 8월 24일 누리집에 공개됐다.
학생들은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는 위험에 빠져 도움을 요청하고, 남성 캐릭터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문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양성평등 조항과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참고해 분석 기준도 마련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용자 조사에서 2년 연속 선호도 상위권에 오른 국내 애니메이션 4개 작품이다. 학생들은 작품별로 3개씩 총 12개 에피소드를 분석했다. 조사에 앞서 한쪽 성별의 비율이 70%를 넘으면 성별이 편중된 것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 문제를 해결한 캐릭터 20명 가운데 남성은 18명(90%), 여성은 2명(10%)이었다. 반면 위험에 빠져 도움을 요청한 캐릭터 25명 가운데 여성은 14명(56%), 남성은 11명(44%)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역할도 여성 캐릭터에 편중됐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분석 결과는 학생들이 정한 70% 편중 기준을 넘지 않았다. 이처럼 예상과 다르게 나온 결과도 조사 내용에 그대로 반영했다.
또 조사 범위가 12개 에피소드에 한정된 만큼, 이번 결과만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이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밝혔다. 조사 과정과 결과는 학생들이 직접 그림과 대사로 구성해 웹툰에 담았다.
강승우 학생은 애니메이션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성 역할을 자신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을 돌아보며 “6학년인 저도 자연스럽게 여겼으니 더 어린 동생들은 의심 없이 그대로 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성 학생은 “자료가 믿을 만한지 끝까지 확인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웹툰 제작을 맡은 한휘인 학생은 “그리다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완성한 결과물을 보니 한 뼘 자란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8회 청소년 체커톤은 9월 중 본선 심사를 거쳐 9∼10월 최종 수상팀을 발표할 예정이다. 웹툰 《편견 검증 구역》 전 6화는 별도로 개설된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황형규 기자 mirhwang7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