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이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됐다. 생산인구 감소와 함께 의료·요양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돌봄 공백과 반복되는 재입원, 감당하기 어려운 간병 부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전국 지방정부가 공통으로 마주한 구조적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해 3월부터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돼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통합, 연계하는 체계가 마련된다.
특히 안성의 경우, 보건·의료·복지를 아우르는 통합돌봄도시 모델을 구체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안성시는 관련 조례 제정과 조직 개편, 통합지원협의체 구성, 시범 사업 등을 추진했고, 최근에는 경기도 통합돌봄도시 공모사업 대상에 선정돼 지속 가능한 복지의 새로운 구심점을 마련했다.
본지는 안성형 통합돌봄의 준비 과정과 핵심 사업, 과제와 의미 등을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안성시 통합돌봄사업 정리표
올해 안성시는 통합돌봄 대상자 발굴, 재택의료 확충, 지역특화 서비스 구축 등 전방위적 사업 확대에 나선다.
안성은 통합돌봄협의체를 출범해 정책 결정과 심의, 자문 등을 이어가며 지역중심의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한다.
안성시는 노인돌봄과 신설과 통합돌봄 전담팀 구성 등 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통합돌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조례제정·조직개편 등 통합돌봄 준비 만전
안성시가 추진하는 통합돌봄 정책의 화두는 ‘내가 살던 곳에서 보장받는 존엄하고 건강한 삶’으로 축약된다. 2023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안성은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 인구와 함께 의료·요양·돌봄 수요가 복합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에 안성시는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맞춰, 중앙정부 정책 방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지역 실정에 맞는 제도 기반을 구축해 왔다. 통합돌봄을 단순한 복지 확장이 아닌 도시발전과 시민행복을 좌우할 핵심 정책으로 설정한 것이다.
우선, 안성시는 노인돌봄과를 신설하고 통합돌봄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조직 개편을 통해 행정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보건·복지·의료 영역을 아우르는 협업 구조를 재정립함으로써, 정책 기획부터 대상자 발굴·사례관리·사후 모니터링이 이어지는 일원화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성시 지역 돌봄 통합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명문화했다. 조례에는 통합돌봄의 기본 방향과 지원 대상 및 범위, 민관 협력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통합돌봄은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갖췄다.
시범운영으로 검증된 안성형 모델 … 경기도 360° 통합돌봄도시 선정
안성시는 2024년 5월, 의료돌봄 통합지원 기술지원형 시범사업에 선정되며 실제 운영에 돌입했다. 먼저, 통합지원회의를 토대로 매월 2차례 회의를 운영해 대상자 선정, 개인별 지원계획 승인, 서비스 조정, 종결 여부 등을 심의했다.
이를 토대로 읍·면·동, 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 복지기관 등이 함께해 그간 181명에게 401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보건의료, 요양, 주거환경, 생활편의 등 대상자 필요에 맞춘 유기적인 지원이 됐다.
특히 안성시는 관련기관과의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돌봄협의체를 출범했다. 협의체는 통합돌봄 주요정책을 결정·심의·자문하는 의사결정기구로, 민관협력 기반을 마련하며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지역 중심의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또 지역의 4개 의료기관과 협약해 퇴원환자를 통합돌봄 대상자로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지난 2월 경기도 360°통합돌봄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등 올해 통합 돌봄 국도비 예산으로 23억2,000여만 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제도, 조직, 예산을 갖춘 철저한 준비 과정이 됐다.
2026년 통합돌봄 본격화 … 대상자 발굴·퇴원환자 연계체계 강화
안성시는 올해를 통합돌봄체계가 작동하는 원년으로 삼고, 대상자 발굴부터 퇴원환자 연계, 재택의료 확충, 지역특화 서비스 구축 등 전방위적 사업 확대에 나선다.
우선 통합돌봄 대상자 발굴을 대폭 강화한다.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잠재적 수요자를 찾고, 이·통장과 노인회장, 부녀회장 등 마을 리더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현장 중심 발굴 체계를 가동한다. 시는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과 보건소, 서비스 제공기관도 연계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안성시는 퇴원환자 연계체계를 구축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한다. 충분한 재활 없이 가정으로 복귀했다가 병원에 재입원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퇴원 전부터 통합돌봄 대상자로 연계하는 구조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지역 의료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퇴원환자를 지자체에 통보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향후 관외 상급병원과도 진료 및 회송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재택의료 기관 확대·지역특화 맞춤형 서비스 강화
안성시는 보건의료 지원 인프라 분야도 한층 강화한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4개소로 확대하고 찾아가는 경기도 돌봄의료센터, 취약계층 한방가정방문 운영에 나선다.
또 1인 개원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행정 부담 완화와 다학제팀 지원체계를 마련하며 지역별 의료 접근성을 고려한 균형 돌봄을 추진한다. 아울러 대한간호협회와 협업해 통합방문간호센터를 설립하는 등 보다 강화된 방문 의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역특화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한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등 4개 기관과 협력해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통합돌봄을 제공하고 약사회와 협업해 다제약물관리, 수술 후 퇴원환자 대상 일상생활훈련, 낙상예방 지도 등 맞춤형 운동을 지원한다.
일상생활 분야는 가사돌봄과 재가노인 영양지원, 미끄럼 방지와 문턱 제거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병행해‘살던 곳에서 누리는 존엄한 삶’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AI 기반 스마트 통합돌봄 구축 … 기술로 완성하는 건강관리
안성시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돌봄체계도 확대한다. 이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AI-IoT)을 바탕으로 어르신의 건강, 안전, 인지능력 등을 상시 관리해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정책이다.
먼저, ‘AI 로봇 활용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을 통해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AI 로봇은 챗GPT 기반 말벗 기능을 수행하고, 식사·복약 알림, 인지훈련 게임, 생활 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사업의 경우,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에게 오늘건강 앱과 블루투스 스마트밴드, 혈압계, 혈당측정기 등 비대면 건강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또한 안성시는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통합관제시스템을 운영해 냉장고 개폐 센서 등과 연계하며 이상 징후 발생 시, 119 등에 즉시 연결하는 24시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비정상 패턴이 확인되면 지자체 및 돌봄기관에 알림이 즉각 전송되는 스마트 돌봄플러스 사업을 추진한다.
통합돌봄 인력 확보 등 향후 과제도 남아
통합돌봄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이는 읍·면·동 일선에서 대상자를 찾고 사례를 관리할 전담 인력과 같은 현장 실무자의 확보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안성시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맞춰 관련 인력 21명을 포함한 국가정책 인력 증원을 추진했으나, 정원 조례 개정안이 보류되면서 인원 확충이 지연된 상태이다.
특히, 이 가운데 15명은 읍면동에 배치돼 현장 밀착형 돌봄을 수행할 예정이었던 만큼, 적기 인력 반영은 향후 통합돌봄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안성시 관계자는 “통합돌봄 시행에 있어 인력이 부족하면 행정 부담은 증가하고 서비스 공백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인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돌봄은 안성의 미래 대변하는 필수사업”
안성형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사업의 확대가 아니다. 이는 도시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이며, 어르신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안성은 제도와 조직, 예산을 갖춘 준비 단계를 넘어 이제는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행력으로 평가받는 시점에 섰다.
특히 통합돌봄은 안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돌봄 공백이 줄어들수록 불필요한 입원과 시설 입소가 감소하고, 의료비 부담은 완화되며, 삶의 질은 높아진다. 이는 곧 안성이 지향하는‘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안성’에 있어 주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안성시 관계자는 “정든 곳에서 행복한 노후를 누리는 안성은 구호가 아니라 정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 익숙한 공간에서 존엄을 지키며 행복을 보장하는 것. 그것이 안성이 그리고 있는 복지의 미래”라며 “초고령사회는 분명 위기이지만, 준비된 도시는 다르다. 안성은 사람과 기술, 행정과 공동체가 함께 작동하는 통합돌봄 모델을 통해 지역에서 삶을 완성하는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성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을 상시 관리하는 스마트 돌봄체계를 확대한다.
안성은 맞춤형 가사돌봄과 재가노인 영양지원을 제공하는 등 ‘살던 곳에서 누리는 존엄한 삶’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다.
재택의료 경기도의료원안성병원.
재택의료 서안성의원.
취재·정리 최용진 기자 / 황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