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5일 붕괴된 청용천교 공사현장.
사고 발생 위치 및 스크류잭 손상 현황.(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전도방지 시설인 스크류잭.(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지난 2월 25일 포천-세종 고속도로 미개통 구간인 안성-세종 고속도로 9공구 서운면 산평리와 입장면 도림리를 잇는 청용천교 공사 현장 붕괴사고 원인이 결국 인재(人災)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영업정지 등의 절차 등으로 2026년 말 개통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청룡천교 붕괴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이 사망(내·외국인 각 2명)했고 6명이 중경상(내국인 5명, 외국인 1명)을 당했고, 박스형 런처 파손, 교량 거더 24본 등이 붕괴·파손됐으며, 붕괴된 청용천교 아래를 지나 청용마을로 가는 국도 34호선이 전면 차단 통제돼 8일간 고립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꾸렸던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의 사고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등을 발표했다.
사고조사 결과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의 임의 제거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하여 런처를 후방으로 이동한 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했다.
전도방지시설 임의제거 안 했다면 붕괴 안 됐을 것
특히, 국토교통부가 발표에 따르면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해석 결과, 런처 후방 이동 등 동일한 조건에서도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거더(girder)가 붕괴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총 120개 중 72개) 스크류잭 임의제거가 붕괴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주요 사고원인인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은 교량 건설 작업 시 거더를 운반하는 장치인 런처를 사용하기 위해 시설 등이 넘어지거나 자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임시작업 시설로, 사고 당시 설치되어 있어야 할 스크류잭을 임의 제거한 상태에서 작업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해당 런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전방 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았으나, 후방 이동 작업 등을 포함함으로써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와 발주청은 해당 안전관리계획을 수립·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주청과 시공사가 모두 관련 법을 위반하는 등 안전관리에 실패가 사고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시공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도 발견됐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사고 당일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서로 다르고, 작업일지 상의 운전자는 작업 중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 또한 부실했다고 지적됐다.
그렇게 관련 법을 위반한 안전관리계획서 수립, 정해진 운전자를 바꿔치기, 안전장치 임의 제거 후 작업 등 어처구니없는 안전불감증이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 사망 4명 포함 10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가 발생했고, 청용리 마을 주민을 8일간 고립시켰던 것이다.
아직 남은 구조물 보수할지, 재시공할지 결정 안 돼
그리고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청용천교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교각(P4)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 손상 ▷교대(A1)의 콘크리트 압축강도(평균 29.6MPa)가 설계기준(35MPa)의 84.5% 수준으로 시방서 기준(85%)에 다소 미달 ▷미 붕괴 거더에서 기준치(55mm) 이상의 횡만곡 발생(60~80mm) 등이 발견되어 향후 발주청의 정밀조사를 통해 각 구조물에 대한 보수 또는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조위는 사고가 발생했던 청용천교 남은 구조물을 발주청인 한국도로공사가 정밀조사를 통해 각 구조물에 대한 보수 또는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안성-세종 간 고속도로 청용천교 공사 사고 현장에 현재 남아 있는 구조물을 보수할지, 해체 후 재시공할지 정밀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정밀조사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국토교통부는 사조위 활동과 별개로, 특별점검단(단장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건설안전국장)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9공구)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특별점검(2025년 4월) 결과도 이날 발표했다.
그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정기안전점검 결과 일부 미제출 등 안전관리 미흡 사례 4건 ▷ 콘크리트 압축강도 품질시험 일부 누락 등 품질관리 미흡 사례 1건 ▷건설업 무등록자에 대한 하도급·시공 참여 등 불법하도급 사례 9건 등 총 14건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 올해 안 영업정지 처분받을 듯
19일 조사 결과 발표에서 국토교통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 및 (국토교통부) 특별점검 결과를 관계부처, 지자체 등에 즉시 통보(8월 중)하는 한편, 각 행정청은 소관 법령에 따라 벌점·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처분 등을 검토하는 등 엄중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는 경찰,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할 행정청에 통보된다.
사망자가 발생한 부분은 경찰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관할 고용노동청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여부는 관할 지자체가 각각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자체적으로 행정처분 심의위원회를 거쳐 직권 처분하는 절차도 진행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태병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중대 사고이고 사망자 수가 많고, 국토부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했기 때문에 국토부 직권 처분을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이의 신청이나 청문 과정 등 행정처분심의위원회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이중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하도급사 장헌산업 등에 대한 심의를 시작해 4~5개월 이내 판단을 마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처분은 건설 면허 취소가 아닌 영업정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행정처분의 최고 수위는 건설업 등록말소 사례는 32명이 숨진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동아건설), 502명이 숨진 1995년 삼풍백화점 사고(삼풍건설산업) 때 뿐으로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 회의에서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해야 하는 부분인데, 현재 (건설) 면허를 취소할 근거가 법에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청용천교 붕괴사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안에 건설면허 취소가 아닌 1년 내외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2026년 개통은 어려울 듯
세종-안성 간 고속도로 9공구 건설공사는 발주청이 한국도로공사였고, 시공사가 현대엔지니어링, 하도급사가 장헌산업 등이었으며, 공사규모는 4.1km, 2,573억 원이고 사고가 발생한 청용천교는 275m였다.
포천-세종 간 고속도로가 2025년 1월 포천-안성 구간이 이미 개통했고, 잔여 구간인 안성-세종 간 고속도는 지난 2019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2026년 12월 개통 예정이었으며, 공정률은 61.7%였다.
그러나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실상 영업정지라는 행정절차가 진행을 앞둔 가운데 안성-세종 고속도로는 당초 2026년 12월 개통 예정 목표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위한 행정처분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심의를 시작해 기간을 최대 단축해도 건설교통부 관계자 말처럼 4~5개월 걸리고,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져도 곧바로 시공사 등에 대한 건설사의 실제 영업이 바로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소송으로 이어지면 최종 판결 때까지 미뤄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용천교 사고 현장에 남은 구조물을 발주청인 한국도로공사가 보수할지 재시공할지 판단하는 정밀 조사 기간도 있다.
따라서 행정처분 판단 절차 기간과 이의 신청에 따른 최종 확정 기간, 남은 구조물 보수와 재시공 판단을 위한 정밀기간 등을 고려하면 안성-세종 간 고속도로는 당초 예정이었던 2026년 12월 개통이 불투명해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