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장학새마을금고 권미소 주임(우)이 두 번째 보이스피싱을 막고 안성경찰서장 감사장을 일죽파출소장(좌)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사라지지 않고 해마다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을 두 번이나 막아내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지킨 안성장학새마을금고(이사장 이광희) 권미소 주임이 귀감(龜鑑)으로 도드라져 보인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은 ‘음성(전화)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낚아 올린다’를 뜻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전기전자통신수단을 이용해 피해자를 속여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사기 범죄이다.
1997년 대만에서 시작됐고 이후 국내에서는 2006년 5월 18일 ‘국세청 직원 사칭 환급금 사건’ 처음 발생한 이래로 금융권, 금융당국, 경찰청 등이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경찰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통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1년 7,744억 원에서 2022년과 2023년 각각 5,438억 원, 4,472억 원으로 피해 규모가 2년 연속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8,545억 원으로 다시 사상 최대로 늘었다. 피해 건수도 2만 건을 넘었고, 올해 1분기 피해 건수는 5,878건, 건당 피해액은 5,301만 원으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인 2024년 사상 최대 8,545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올해 1분기(1월~3월)에만 3,116억 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과 금융당국, 경찰청 등이 태스크포스(TF. 특별팀)를 꾸리고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피해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다양하고 점차 지능화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동안 잘 알려진 전형적인 수법에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권미소 주임이 두 번 막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그렇다.
고금리 저리 대출 조건 금품 요구 전화 조심해야
지난 7월 1일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 30분경 죽산면에 본점이 있는 안성장학새마을금고 일죽지점 고객창구 권미소 주임에게 현금으로 1,200만 원의 출금을 요구하는 남성 고객이 찾아왔다.
이에 권 주임은 500만 원 이상 큰 금액을 현금으로 인출할 경우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한 금고 자체 교육과 매뉴얼에 따라 먼저 사용처를 묻자 “직원 급여로 필요하다”는 답변이었단다.
그래서 꼭 현금으로 가져가야 하느냐고 다시 묻자, “받을 직원이 신용이 안 좋아 계좌이체 말고 현금을 받기 원해서”라는 대답에 그래도 현금 출금액이 좀 크다고 했더니 월급이 많이 밀려서 그렇다는 답변이었다.
그래도 큰 현금이라 평소 금고에서 받은 교육받은 대로 보이스피싱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경찰이 와서 보이스피싱 방지 어플을 설치하고 확인돼야 현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을 하자 갑자기 사용처를 ‘직원 월급’에서 ‘카드값’을 갚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을 바꿨단다.
그러면서 “카드값을 갚기 위한 것이니까 확인 안 해도 된다. 보이스피싱이 아니다”라며 현급 출금을 계속 요구했단다.
그러나 사용처가 갑자기 바뀌었고 여전히 큰 금액인 1,200만 원을 현금 인출을 고집하는 것이, 보이스피싱 정황 크다고 판단한 권미소 주임이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하게 됐단다.
그래서 경찰 2명이 왔고 설득 끝에 넘겨받은 고객의 스마트폰에 권 주임이 ’시티즌코난‘ 어플을 설치해 보니 악성 보이스피싱 원격 앱이 당일 서너 시간 전인 오전 10시 30분경에 깔린 것이 확인되며 고객의 돈을 지켜낼 수 있었다.
’시티즌코난‘은 보이스피싱 방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악성 보이스피싱 앱, 원격 제어 앱을 탐지해 잡아내는 일종의 모바일용 안티바이러스이다.
피해 고객이 1,2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안성장학새마을금고에서 찾으려 했던 이유는 이자가 높은 신용 카드값 일부를 현금으로 미리 갚으면 나머지를 싼 이자로 대출해 준다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높은 이자의 카드값에 대한 부담을 파고들어, 전화로 카드 회사 직원이라 사칭하며, 카드값 중 일정한 금액을 현금으로 미리 갚으면 나머지를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겠다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에 넘어갔던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사전에 피해 고객의 신용카드값이 많았던 것을 알고 접근했는지, 보이스피싱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넘어갔는지 알 수 없지만, 높은 이자가 부담인 고객의 카드값에 대한 절박한 마음을 파고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실제 시티즌코난이라는 보이스피싱 탐지 앱으로 확인까지 했지만, 피해 고객을 이해시키기 위해 권미소 주임과 경찰 2명이 한참의 시간을 보내야 했단다.
어머니 절박한 마음 이용 경찰청 사칭 보이스피싱 아직도…
앞에서 언급한 대로 권미소 주임은 이번 보이스피싱 외에도 입사 3년 차, 안성시내 아양점에서 근무하던 지난 2023년 9월에도 고객 돈 1,900만 원의 보이스피싱을 막아냈었다고 한다.
당시 60대 아주머니가 안성장학새마을금고를 찾아 “큰아들 사업자금에 보태주려고 한다”며 일반 입출금통장이 아닌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1,9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 해 달라는 요구였단다.
그래서 “현금으로 가져가기 불편하고 위험할 수 있으니 수표로 가져가시거나 아드님 계좌이체로 이체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해당 고객은 계속 현금을 요구했었단다.
그래서 “아드님하고 통화해 보고 싶다” 하자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며 뭔가 두려움에 손을 바들바들 떠셨고, 글씨를 못 쓸 정도였다. 아무리 봐도 그동안 사내에서 받았던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리고 신고받고 온 경찰과 함께 고객에게 “휴대폰 통화 내역을 좀 볼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때에야 비로소 “경찰청으로부터 아들이 범죄에 연루되어 대신 돈을 갚아줘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이를 위해 필요한 현금을 찾으려 정기예금을 해지하러 왔다는 것이었단다.
흔하게 알려진 수법으로 알려진 경찰청을 사칭(詐稱)한 보이스피싱 사례가 2년 전에 안성에서도 자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식이 진 죄를 대신 갚겠다는 마음과 위기에 빠진 자식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부모의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것이다.
물론 바로 경찰과 권 주임이 설명하자 이해했고 “긴 한숨을 내쉬고는 다행이라며 연신 고맙다고, 진짜 고맙다고 인사하고 발걸음 가볍게 돌아갔었다”고 당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 32세인 권미소 주임은 안성에서 나고 자라 안성초-비룡중-안성여고를 거쳐 순천향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인 2020년 안성장학새마을금고에 입사 5년 차 워킹맘이다.
출산에 따른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지 아직 한 달도 안 돼 두 번째 보이스피싱 막아내 권미소 주임이 2023년과 2025년 지켜낸 고객 돈은 1,900만 원과 1,200만 원을 합쳐 3,100만 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권미소 주임은 2023년에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표장과 안성경찰서장 감사장을 받았고, 2025년 7월 9일에는 안성경찰서장 감사장을 받았다.
권미소 주임은 “2023년 입사한 지 3년 차에 한번 이번에 육아휴직 후 복귀해 다시 한번 보이스피싱을 막아 고객의 소중한 돈을 지켜내는 데 역할을 하게 돼 기뻤다. 그러나 혼자만 한 것이 아니라 경찰관님이 함께 도와줘 가능했는데 제가 포상도 받고 관심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겸손한 마음을 드러냈다.
최용진 기자 news660@naver.com
※ 특별연재하던 <안성 의병장 이덕남, 홍계남 의병장(義兵將)을 기억하자 ⑦>은 이후에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