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순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학장
지난, 2022년 국내·외 언론은 반도체와 관련된 수많은 보도로 가득 차 있었다. 작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약 800조 원에 달하고, 그중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과반을 대한민국이 차지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이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보도는 정부가 작년 7월 발표한 ‘향후 10년간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인력이 약 12.7만 명이나 부족할 전망’이라는 보도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열위에 있다‘는 보도였다. 디지털 시대의 전략 기술,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확장세에 맞는 충분한 규모의 인력이 필요하며, 그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 분야 이외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전략을 새로이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서 국민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현재의 체계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경쟁 국가에 뒤처질 수도 있다니. 특히나 4차 산업혁명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시대에, 생활 속 모든 물체에 필요한 반도체 산업이 뒤처진다는 이야기는 연일 반도체 산업 호황이라는 언론보도 속에서 혼란을 느끼기 충분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에 정계는 반도체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반도체 관련 특강을 실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한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공모를 실시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생태계가 훨씬 더 거대하고, 복합적인 종합 과학 기술 산업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이 투입되고, 그에 수반되는 소재와 부품 등의 원재료는 수십, 수백 가지에 이른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 단지는 그 입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예로부터 안성은 교통로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한양과 삼남 지방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로 상거래와 물류에 특화된 지역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현대에 이르러 반도체라는 첨단 종합 산업이 가진, 전 후방 산업을 잇는 사통팔달의 요지에 위치해 있다. 이천의 SK 하이닉스, 기흥·화성·평택의 삼성전자, 그리고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 정밀 소재 분야 등 성남, 용인, 평택, 이천, 천안과 청주를 잇는 반도체 산업 벨트 안에서 중앙에 위치한 안성시는 반도체 산업 특화단지가 조성되기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안성은 반도체 산업 인재 양성에 필요한 대학이 밀집해있다. 서두에 언급한 “부족한 12만7,000명”의 인원을 정부는 “15만 명 양성”을 목표로 삼고 규제 등을 혁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중 상당한 인력을 안성에 위치한 대학에서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더욱 구체화 시킨 모델이 안성시와 관내 대학이 연계하여 추진하는 ‘반도체 인력양성센터’이다. 대학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여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물적 자원은 공유하며, 교육과 그곳에서 탄생하는 결과물은 공유하여 산업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다.
옛말 중 ‘일년지계 막여수곡(一年之計 莫如樹穀), 십년지계 막여수목(十年之計 莫如樹木), 종신지계 막여수인(百年之計 莫如樹人)’이라는 말이 있다. ‘일 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고, 십 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 한 것이 없으며, 일생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사통팔달의 요지이며, 인재 양성의 요지인 안성시의 반도체 산업의 백년지계를 주목해본다.
박창순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