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부산에서 50여년을 살던 김정숙씨가 홀연히 안성을 찾은 것을 지난해 6월이다. 1년여가 지났다. 그가 안성에 정착을 하게 된 것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기 때문이다. 대인 기피증을 가진 남편과 살고 있는 김정숙씨는 뇌병변 장애 4급이지만 누구보다도 당당한 안성사람으로 살고 있다. 본인은 장애를 앓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살고 있으며, 지금은 장애인을 위해 한글 읽기 활동을 준비 중이다. 김정숙씨를 만나 안성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의미와 그들의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긍정적인 사고 장애인 돕기 위한 에너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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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과 이웃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 김정숙씨. |
뇌병변 장애 4급의 장애를 앓고 있는 김정숙씨.
운동신경에 장애가 생겨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학창시절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 이후 사회생활에 불편을 겪어야 한 김정숙씨는 활발한 성격 때문인지 오히려 외롭게 지내기보다는 밖으로 자신이 필요한 일들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같은 상황에 있는 장애인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단다.
“부산에서 생활하면서 40세까지는 직장생활을 했어요. 하지만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흔히 말하는 왕따를 당했죠. 사회생활에 회의를 느꼈어요. 일을 그만 둔 이후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 다녔죠. 그런 와중에 정향숙(옛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씨를 만나 중증 장애인을 돕기 위한 봉사 활동을 시작했어요. 수년 동안 일을 했어요”
하지만 장애인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
지척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김정숙씨에게 슬픔이 찾아온 것은 지난 2007년이었다고 한다.
의지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세상의 힘겨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는 것이다. 그때 나타난 것이 지금의 남편이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우연한 기회에 절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힘든 시절이었거든요. 안성에 살고 있던 남편을 부산에서 만났어요. 서로가 사랑을 하기 시작하고 만난 지 1년여 만에 부산 생활을 전부 정리하고 안성으로 올라왔어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안성에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이었죠”
안성과의 인연 어머니의 선물이라 생각해
안성을 찾은 김정숙씨에게 안성은 정말 생면부지의 외로운 공간이었음에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런 외로운 시절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부부간의 사랑이 매우 컸단다.
비록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 하는 남편이지만 김정숙씨가 하고자 하는 일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편과 이웃들이 있어 조금씩 안성 생활에 정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있는 도시라 규모가 큰 대도시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부산에 비해 너무 사람이 적은 시골이더라고요. 그런데다가 남편 외에 아는 사람도 없어 처음에는 생활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죠. 하지만 제 성격이 워낙 활동적이다 보니 무언가 일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 남편이 많은 도움을 줬어요. 곁에서 제가 일을 하는데 항상 격려와 안성에 대한 정보를 준거죠”
김정숙씨는 말을 한다. 부산 생활 50여 년 동안 느끼지 못한 행복을 안성에서 느끼고 있다고.
그 행복의 중심에는 남편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일까?
남편과의 인연은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단다.
공도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김정숙. 안성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다른 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어울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고 한다.
그가 장애인을 찾아다니는 것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자신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봉사활동을 다시금 하고 싶어서란다.
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을 돕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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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숙씨가 결혼을 앞둔 장애인들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포응을 하고 있다. |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김정숙씨. 대화를 하는데 조금의 불편함은 있지만 배우고자 하는 욕심에 컴퓨터와 글쓰기 등 실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능력을 몸에 익혀둔 터라 다른 장애인들을 돕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의 능력을 다 발휘 하고 싶단다.
“이제 안성에서 살아가는 안성 시민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안성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과 공유를 하며 살고 싶어요. 그 하나 됨 속에서 제가 도움을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어요. 사실 장애인들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이 다 있거든요. 하지만 조금의 부족함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도움을 제가 주고 싶어요"
김정숙씨는 다음 주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컴퓨터 봉사활동을 한다.
한 장애인 단체에서 김정숙씨를 찾았단다.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한글을 읽는 방법과 적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데 도움을 달라고.
김정숙씨도 당장에 대화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컴퓨터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을 했단다.
김정숙씨가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남편의 변화란다. 오랫동안 대인 기피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 쉽게 융화 되지 못하던 남편이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안성의 한 공공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단다. 남편이 더 호전되면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싶다면서도 집으로 찾아오는 장애인 친구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변하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단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는 정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했어요.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남편에게 계속 말했죠. 힘들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남편이 많이 변했죠. 지금은 봉사활동도 하며 이웃끼리 여행갈 때도 함께 다녀요. 저도 장애를 앓고 있지만 남편의 변화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하고 싶어요”
남편에 대한 사랑, 우리의 장애를 극복해요
김정숙씨는 안성에서 1년여 살아가면서 장애복지의 한계를 절실하게 느낀단다.
사비를 들여 재활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까지 가야 하는 상황에 있는 장애인들이 너무 많다며 이들을 위한 복지 정책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장애인들 간의 사랑이며 장애를 앓고 있는 가족들의 배려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저도 장애인이고 남편도 장애를 앓고 있어요. 그리고 제 주위에 많은 분들이 장애인들이고요. 안성에서 살면서 많이 느끼는 것이 장애인 복지가 미흡하다는 부분이예요. 외롭게 홀로 생활하는 것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남편에 대한 사랑과 이웃들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안성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안성은 정말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봐요”
임영조 기자 lim5180j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