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같은 복장으로 장총을 든 7명의 학생. 장총에서 나오는 소리는 날 선 쇠붙이 소리가 아닌 마치 톡톡 음율을 따라 흘러 나오는 악기의 소리처럼 들린다. 작은 체구에 장총을 들고 표적지 중앙에 척척 맞추는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사격 선수들이 모여있는 공도 중학교 사격부를 만나 보았다. - 편집자 주 -
마치 지척에 큰 종이 한 장에 지그시 손으로 조준해 구멍을 뚫은 것 같이 정확하게 중앙에 시원한 공기통로가 만들어 져 있다.
열 개의 원이 그려져 작은 원부터 각각 10점에서 1점에 이르는 점수가 적혀 있는 그 종이를 향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은 총탄을 날리는 공도 중학교 사격부.
누구에게는 작디작은 표적이지만 하루 6시간의 훈련은 그 작은 표적의 중심부만을 훤하게 볼 수 있는 혜안을 만들어 준 듯하다.
|
|
| ▲ 눈병으로 훈련에 불참한 선수를 제외한 6명의 사격 선수들. |
사격이 하고 싶어 모인 이들
지난 83년에 창단해 매년 3-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 공도중학교 사격부 올해로 2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 사격부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마냥 하고 싶다는 마음만이 전부는 아니다.
300명의 경쟁자를 뚫을 만큼의 쟁쟁한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7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공도중학교 사격부 선수들.
말 그대로 실력에 하고자 하는 뿌리 깊은 의지까지 지녔다.
초등학교 4학년때 오빠가 소속되어 있던 공도중학교 사격부를 우연히 찾았다 지금은 의젓한 학교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유정이도 무작정 사격이 좋아 시작하였는가 하면 지난 22일에 열린 경기도지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미노는 미양면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사격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도에까지 유학(?)을 왔단다.
|
|
| ▲ 초등학교 4학년때 사격을 시작한 유 정 선수. |
이렇게 모인 사격부 선수들이다 보니 성적도 경기도권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2000년 초에는 4년 연속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만도 3명에 이르는가 하면 국가대표 상비군과 각 실업팀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가 적잖다.
하루 6시간의 훈련, 우리를 담금질 한다
정석과도 같은 말 ‘땀 흘리는 노력 뒤의 좋은 성적’ 공도중 사격부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는 이치다.
7년간 이들과 동고동락을 하고 있는 김영호 감독과 송용은 코치는 수업을 마치는 4시경부터 밤 9시가 훌쩍 넘는 시간까지 주말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견뎌내며 오직 자신과의 싸움에 이겨내기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단다.
운동부를 회피하는 분위기로 인해 당장 선수 수급에 차질이 빚을 때도 있었지만 이렇듯 견뎌내며 꾸준히 실력이 향상되는 선수들은 보물과도 같은 존재란다.
“매년 300여명의 신입생이 입학을 해요. 그 학생들 전부를 대상으로 가능성을 시험해요. 대략 10%가량이 가능성을 보이는데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부모의 반대와 스스로의 의지부족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려 해요. 그렇다 보니 지금 남아서 훈련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너무 고마워요. 성적이 좋을 뿐만 아니라 힘든 운동도 견디어 내며 노력하는 모습들이 너무 대견하죠”
도움을 주는 손길에 땀으로 보답하겠어요.
사실 사격에 필요한 장비들이 저렴하진 않다. 선수용 장총 한 자루에 수백만원이 하는가 하면 그들의 몸 떨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사격복은 한 벌에 80만원이 넘는다. 그뿐인가? 매일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는 이들에게 허기짐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공도중학교 양승모 교장을 비롯해 안성시청, 교육청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는 벅차단다.
그래서 지역의 각 기관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준단다. 김영호 감독은 사비를 털어 선수들에게 저녁을 제공하고 있다.
그것뿐인가? 7명의 선수가 대회라도 나갈라치면 다른 지역 선수들은 학부모 응원단이 현장을 찾아와 힘찬 격려라도 해주는데 시골 출신 선수들이다 보니 응원을 늘 부러움의 대상이라니. 항상 지역의 도움과 격려가 필요한 상태다.
선수들도 그런 상황을 아는 것일까? 2학년인 준수도 현수도, 3학년인 영재도 선우도 그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란다. 지금은 전국을 호령하는 최고의 선수에 자리는 아니지만 공도중학교의 선수라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의 자신감이며 또 현실이다.
“열심히 해야죠. 조금만 더 하면 전국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들과 호된 훈련으로 사랑을 전하는 감독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의 은혜에도 보답을 해야죠. 지금 우리 실력이라면 불가능 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2년간의 공백 다시 시작하는 이들
공도중학교 사격부에게는 올해가 참으로 의미가 있는 해란다. 사격을 하겠다고 나서는 학생이 없어 최근 몇 년간 선수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단다. 그렇다 보니 성적도 미진할 수밖에 없었단다.
그래서 일까? 지금의 선수들은 지난 25년간의 역사를 새롭게 적을 기대주란다.
“최근 몇 년간 사실 사격부가 침체가 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전국 대회에 나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 같아요. 지난 22일에 열린 경기도지사배 사격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한 것을 시작으로 공도중학교 사격부가 새롭게 부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 같아요. 선수들이 잘 해 줄 것이라 믿고 또 잘해 주고 있어요”
세계신기록을 쏴라! 우리의 꿈을 담고
온 정신을 집중해 불과 1cm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표적에 명중시키기 위한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진중해 보인다.
그 진중함은 어느 사이 자신과의 싸움에 이른다. 보이지 않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3년간을 땀 흘리는 이들에게 꿈이 무어냐 물어보면 잘 짜인 대본을 줄줄 읽듯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다’고 말을 한다.
수업을 마치면 어깨동무를 하거나 장난을 치며 귀가하는 친구들의 뒷모습에 그 얼마나 어울려 장난치며 집에 가고 싶을까?
아니 때로는 잔꾀라도 피워 신나는 인터넷게임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오죽 없겠나?
그래도 이들은 말을 한다. 사격이 제일 재미가 있으며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것 역시도 사격인 만큼 그 사격으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자신 있냐고요? 우리 자신과의 싸움이 되겠죠. 규모가 큰 다른 지역 사격부 선수들과 이겨 항상 우승을 하는 것 보다 더 힘든 것이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 승부에서 이긴다면 분명 세계 최고가 될 것 같아요. 텔레비전 사격 중계가 나오면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임영조 기자 lim5180j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