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로 구성된 SCV. 청소년 20여명이 매주 모여 자신들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간의 우애를 확인했단다. 그렇게 하다 지난해 말부터 안성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 곳곳을 찾아다니며 청소를 한다고 하니 이제는 단지 자신들만을 위한 작은 모임이 아니라 안성을 위한 튼실한 봉사 단체가 되었다. 이들을 만나 안성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편집자주 -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 들면 인터넷과 관련된 용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인터넷 게임에 나오는 용어는 오로지 '용어'라는 것만 알뿐 그 의미를 알기는 힘들 것이다. 안성 다문화 가정 청소년 봉사 동아리 SCV.
사실 여기 나오는 SCV란 단어도 청소년들이 즐겨 하는 한 컴퓨터 게임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게임 상에서 그들의 역할은 다른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일을 해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안성 시민에게 받은 고마움 보답 하고 싶어
처음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알음알음 회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이성환 회장.
그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는 아니다.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인 그가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겠다고 생각 한 것은 이웃에서 만나는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들이 한글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무언가 그들을 위한 모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란다.
“이웃에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있는데 초등학생이 되었는데도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 학생들에게 과외를 해줬는데 그것만으로는 모자란 듯해서 모임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처음에는 인터넷을 통해 한명 두 명 만나지다 일명 다단계 방법으로 통해 회원들을 모았다고 한다.
그렇게 모인 회원이 현재 20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이제야 무언가 활동이라고 해봄직한 조직이 된 것이다.
이들이 모여 처음 고민한 것은 바로 우리도 안성 시민이고 그동안 안성 시민에게 받은 많은 도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우리끼리’ 모임이 아닌 안성 시민과 함께 하는 봉사 단체가 되어 보자는 것이었단다.
“처음에는 몇몇의 회원이 모여 그냥 자신들의 이야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성 사회로부터 받은 관심과 도움에 보답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 했어요. 조용히 타인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가 생각하다 지역의 공원 등 사람이 자주 찾는 곳 청소를 하기 시작했어요. 마치 그 모습이 컴퓨터 게임에 나오는 SCV라는 캐릭터 같죠”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사업도 할 터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청소 봉사 이외에 새로운 목표가 있단다. 아무래도 다문화 가정 수가 증가하고 있다 보니 그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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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봉산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들. |
특히 아직은 스스로 생활하는 것이 어려운 초등학생과 아동들을 위한 한글 교육 등 교육 사업이란다.
자신들이 어려서 겪었던 힘듦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회원들은 말을 한다.
“한국어가 서툰 부모님과 생활하다 보니 쉽게 한글을 익히기가 어렵더라고요. 친구들이라도 많으면 어울려 놀면서 배울 수도 있는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요. 그래서 한국어나 한국 문화를 배우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런 어려움을 다른 사람들도 겪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다문화 가정 저학년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도 이제 해볼까 해요. 우리가 겪은 어려움은 이제 없어졌으면 해요”
안성에서 생활 한지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15년에 이르는 회원들이라 한글을 쓰고 말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어릴 적 당장에 학교에서 보내는 가정통지문 조차 읽지 못해 이웃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던 이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 당시의 기억들이 힘겨움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현재 안성에는 250여 다문화 가정이 생활 하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수가 초등학교 입학 전의 학생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가 있으나 면단위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당장 그곳을 찾아 한글을 배우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보니 이들이 이런 계획이 사실 절실한 상태이긴 하다.
“안성에도 많은 다문화 가정이 있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다문화 가정이 생길 것이고요. 체계적이지는 못하더라도 안성의 한 부분을 찾지 하고 있는 다문화 가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더 많은 회원들이 모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다 보면 한글과 같이 한국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란 마음으로 서로 살아갈 수 있는 안성이면
회원들 중에는 아프리카에서 살다온 사람도 있으며 일본에서 살다온 사람도 있는가하면 다문화 가정으로 태어나 줄곧 한국에서 생활한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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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V 봉사동아리 회원들은 안성시민으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매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
고만한 또래의 모습으로 서로 장난을 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 어디서 생활하다 왔는지에 대한 것은 전혀 중요하지가 않아 보인다.
누구와도 쉽게 편해질 수 있는 열린 마음에 적극적인 생활 모습이지만 이들에게는 가슴 한곳에 숨겨둔 아쉬운 마음이 있단다.
“청소년들로 구성된 봉사단이라 보니 사실 다문화 가정이란 단어가 부담이 되긴 하죠. 안성에서 태어나 안성에서 살아가고 있는 안성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제는 그런 마음을 많이 털어 버린 듯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늘 마음속에 두고 살 수 밖에 없는가 봐요”
보이는 겉모습도 전혀 다르지 않고 꿈에서 조차 보여 지는 풍경들이 안성사람들과 같을 것이라는 이들에게 지금 작은 소망이 있다면 우리란 마음으로 서로 살아갈 수 있는 안성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일본이나 중국과 같이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비슷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들은 괜찮아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겉모습이 다를 경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이 힘들어 하고 있어요. 하지만 같이 생활해보면 알겠지만 아무것도 다를 것이 없는 안성사람이에요. 우리가 청소를 하며 안성을 다니면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않아요. 하지만 다문화 가정이란 말을 들으면 괜히 한 번 더 눈길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 눈길도 괜찮지만 그것보다는 수고 한다는 칭찬이 있었으면 더 좋겠어요”
임영조 기자 lim5180jo@hanmail.net